진정한 '자유'는 불가능한 것인가, 연극 <허탕> 본 것

20120616 연극 <허탕>,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이봐, 자네는 그저 거대한 감옥에서 조금 더 작은 감옥으로 옮겨왔을 뿐이라고.

- 우리는 이, 사회라는 거대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가. 연극은 끊임없이 깨어 살아간다는 것의 불가능성을 얘기한다. 탈옥을 모색하는 것만이 죄수로서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그렇게 안간힘을 쓴다 해도 진정한 자유에는 도달할 수가 없다. 도무지, 인간의 인생은 '허탕' 일색일 뿐인가. 장진 특유의 헛헛하고 예리한 유머가 곳곳에 녹아 있었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주제의식이 또렷해지면서 짐짓 심각해졌다. 소동극인줄 알았는데, 굉장히 진지하고 일면 난해하기까지 한 연극이다.

- 사방에서 관전할 수 있는 무대 장치가 인상적이다. 모든 것이 '감시'라는 키워드 그 자체에 효과적으로 몰입돼 있다. 마치 권투경기의 링을 보는 것도 같고, 객석의 자리 배치를 다양한 각도로 구성한 것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감시장치로 기능하고 있어 감옥이라는 극적 공간과 잘 어울린다. 무대 곳곳에는 카메라를 달아놓고, 10여개의 모니터를 객석 중간중간에 배치해 상황을 '중계'하는데- 홍보 팜플랫의 문구처럼 영상과 연극의 효과적인 결합을 이뤄냈다. 죄수2와 여죄수가 사랑에 빠지는 상황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암전을 이용해 과정의 몽타주를 만들어냈는데 상당히 영상적인 연출이었다. 선천적 연극쟁이 장진 감독이 영화를 오랫동안 만들어오면서 두 장르의 시너지를 잘 획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험적인 면에 있어서, 이 연극 자체가 대단히 흥미로운 시도다. 10여년전 정재영, 신하균이 출연했던 즈음의 연출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